일단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이 추상화를 구축하고, 조자하고, 추론하는 것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은 추상화를 정확하게 다루는 능력이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 Keith Devlin -
Intro
주요 대도시 지하에는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도시 곳곳을 연결하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의 목적은 하나의 역에서 다른 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어떤 역에서 출발해야 하는지와 어떤 역에서 환승해야 하는지, 어떤 역을 거쳐야만 가장 쉽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지를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1993년 해리 벡은 사실적인 지형과 축척은 무시하고 역 사이의 연결성에만 집중한 지하철 노선도를 창조했다. 이 지하철 노선도는 역의 순서와 갈아타는 역의 표시를 제외하면 어느 것 하나 정확한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 지하철 노선도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형은 현재까지도 커다란 수정 없이 전 세계 지하철 노선도에 적용되고 있다.
- 정확성을 버리고 목적에 집중한 결과다.
- 지하철 노선도에 중요한 것은 지형이 아닌 연결, 즉 열차를 갈아타는 것이다.
해리 벡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을 면밀하게 관찰한 후 승객이 꼭 알아야 하는 사실만 정확하게 표현하고 몰라도 되는 정보는 무시함으로써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며 목적에 부합하는 지하철 노선도를 창조해 낼 수 있었다. 해리 벡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지하철 노선을 추상화한 것이다.
추상화를 통한 복잡성 극복
현실은 복잡하며 예측 불가능한 혼돈의 덩어리다.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현상 및 사물과 상호작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현실 속의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기 쉽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분해하고 단순화하는 전략을 사용한다.(추상화)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인지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추상화의 목적은 불필요한 부분을 무시함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복잡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어떤 추상화도 의도된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오도될 수 있다. 추상화의 수준, 이익, 가치는 목적에 의존적이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 리처드 파인
이 책에서는 추상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어떤 양상, 세부 사항, 구조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특정 절차나 물체를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감춤으로써 복잡도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 추상화는 두 차원에서 이뤄진다.
- 첫 번째 차원 : 구체적인 사물들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버리는 일반화를 통해 단순하게 만든다.
- 두 번째 차원 :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함으로써 단순하게 만든다.
모든 경우에 추상화의 목적은 복잡성을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객체라는 추상화를 통해 현실의 복잡성을 극복한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이용해 유용하고 아름다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한 첫걸음은 추상화의 두 차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객체지향과 추상화
그룹으로 나누어 단순화하기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시로 객체를 표현하고 있다. 앨리스에 등장하는 트럼프 카드들로 표현된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등과 토끼가 있다. 이들 각각의 특징을 이해하고 서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서로 구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람이나 사물을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는 객체라고 한다.
이야기 속의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등을 일반적인 외형과 행동 방식을 통해 ‘트럼프’라는 하나의 그룹에 묶어 표현할 수 있다. 토끼는 ‘트럼프’라는 의미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제외한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와 토끼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등장인물들에 내재된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개념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등을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단순화한 것은 추상화의 일종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중심에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객체가 존재하지만 수많은 객체들을 개별적인 단위로 취급하기에는 인간이 지닌 인지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공통적인 특성을 기준으로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묶어 동시에 다뤄야 하는 가짓수를 줄임으로써 상황을 단순화하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그릇을 개념(Concept)이라고 한다. 개념이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뜻한다.
개념을 이용하면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분류(Classification)할 수 있다. 앞서 앨리스의 등장인물들을 ‘트럼프’와 ‘토끼’라는 두 개념으로 나누어 개념에 적합한 객체가 각 그룹에 포함되도록 분류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각 객체는 개념을 표현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포함된다. 공주는 ‘트럼프’라는 개념 그룹의 일원이고 하얀 토끼는 ‘토끼’라는 개념 그룹의 일원이다. 이처럼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서 개념 그룹의 일원이 될 때까지 객체를 그 개념의 인스턴스(Instance)라고 한다.
따라서, 객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객체란 특정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의미한다. 개념이 객체에 적용됐을 때 객체를 개념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개념의 세 가지 관점
개념은 특정한 객체가 어떤 그룹에 속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객체에 어떤 개념이 적용됐다고 할 때는 그 개념이 부가하는 의미를 만족시킴으로써 다른 객체와 함께 해당 개념의 일원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객체의 분류 장치로서 개념을 이야기할 때는 아래의 세 가지 관점을 함께 언급한다.
- 심볼(Symbol) : 개념을 가리키는 간략한 이름이나 명칭
- 내연(Intension) : 개념의 완전한 정의를 나타내며 내연의 의미를 이용해 객체가 개념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외연(Extension) : 개념에 속하는 모든 객체의 집합(set)
앞서 트럼프 카드들로 표현된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등을 트럼프라는 그룹으로 단순화했다. 이 트럼프라는 개념의 심볼, 내연, 외연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심볼 : 트럼프
- 내연 : 트럼프 카드로 표현된 모습(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은 네모 귀퉁이에 달려 있는 특징)
- 외연 :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 등
개념을 구성하는 심볼, 내연, 외연은 객체의 분류 방식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이러한 개념을 이용해 객체를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객체지향 패러다임이 복잡성을 극복하는 데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지 수단이기 때문이다.
객체를 분류하기 위한 틀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들을 개념에 따라 분류하는 것과 동일하다. 분류란 특정한 객체를 특정한 개념의 객체 집합에 포함시키거나 포함시키지 않는 작업을 의미한다.
즉,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는 그 객체를 특정한 집합의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분류는 객체지향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어떤 개념으로 분류할지가 객체지향의 품질을 결정한다.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따라 분류한 애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분류체계는 애플리케이션을 다루는 개발자의 머릿속에 객체를 쉽게 찾고 조작할 수 있는 정신적인 지도를 제공한다.
객체를 안전하고 적절한 장소에 보관할 수 있도록 인지능력을 발휘해 최대한 직관적으로 분류하라.
분류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앞에서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등을 트럼프라는 그룹으로 단순화한 것은 추상화의 두 가지 차원 중 첫 번째 차원인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버리는 일반화를 적용한 결과다.
트럼프에 속하는 객체들의 공통점 중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특징은 트럼프 카드로 표현된 외형적인 모습뿐이다. 그 외의 사항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면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에 따라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개념은 객체들의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추상화 도구다. 추상화를 사용함으로써 복잡한 이 세상을 제어 가능한 수준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다.
타입
타입은 개념이다
타입(Type)의 정의는 개념과 동일하다.
타입이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에 타입을 적용할 수 있을 때 그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의 인스턴스는 타입을 구성하는 외연인 객체 집합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타입이 근본적으로 개념과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컴퓨터 내부로 들어오는 순간 좀 더 기계적인 의미로 윤색될 수밖에 없다. 기계적인 의미는 종종 혼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데이터 타입
컴퓨터에서 타입과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 타입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관한 것이다.
- 타입에 속한 데이터를 메모리에 어떻게 표현하는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이 책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관점에서 데이터 타입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데이터 타입은 메모리 안에 저장된 데이터의 종류를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메모리 집합에 관한 메타데이터다. 데이터에 대한 분류는 암시적으로 어떤 종류의 연산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수행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객체와 타입
전통적인 데이터 타입과 객체지향의 타입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객체지향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객체를 일종의 데이터처럼 사용한다. 따라서 객체를 타입에 따라 분류하고 그 타입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결국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새로운 데이터 타입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객체는 행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애플리케이션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객체의 상태를 모으면 결국 애플리케이션에서 관리해야 하는 전체 데이터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객체는 데이터가 아니다. 객체에서 중요한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상태는 행동의 결과로 초래된 부수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도입된 추상적인 개념이다. 객체가 협력을 위해 어떤 책임을 지녀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이다.
따라서 데이터 타입에 언급했던 두 가지 중요한 점은 객체의 타입을 이야기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어떤 객체가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다. 어떤 객체들이 동일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될 수 있다.
- 객체의 내부적인 표현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객체의 행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만 있다면 객체 내부의 상태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더라도 무방하다.
위 두 가지 조언으로부터 객체지향 설계에 대한 중요한 원칙을 이끌어낼 수 있다.
행동이 우선이다
앞에서 설명한 두 가지 조언에 따르면 객체의 내부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어떤 객체들이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책임을 수행하는 일련의 객체는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객체가 동일한 행동을 하기만 하면 이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객체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반대로 이 객체들이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면 서로 다른 타입으로 분류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객체의 타입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행동뿐이다. 객체가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타입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타입이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특징짓는 중요한 몇 가지 원리와 원칙에 의미를 부여한다.
같은 타입에 속한 객체
같은 타입에 속한 객체는 행동만 동일하다면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가질 수 있다. 여기서 동일한 행동이란 동일한 책임을 말하며 동일한 책임은 동일한 메시지 수신을 의미한다.
다형성
다형성은 동일한 요청에 대해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동일한 메시지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다형적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 또는 타입 계층에 속하게 된다.
캡슐화
데이터의 내부 표현 방식과 무관하게 행동만이 고려 대상이라는 사실은 외부 데이터를 감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외부에 행동만을 제공하고 데이터는 행동 뒤로 감춰야 한다. 이 원칙을 캡슐화라고 한다.
공용 인터페이스 뒤로 데이터를 캡슐화하라는 오래된 격언은 객체를 행동에 따라 분류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 원칙이다.
타입의 계층
트럼프 계층
앞에서 트럼프 카드들로 표현된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 등을 트럼프라는 그룹으로 묶은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이들은 카드 게임에 사용되는 트럼프와 같은 트럼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표현된 모습이 유사하기 때문에 트럼프라고 불렀을 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트럼프 인간’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카드를 말하는 트럼프는 ‘납작 엎드릴 수 있고 뒤집어질 수 있다.’고 정의하자면, 그룹화된 트럼프는 ‘납작 엎드릴 수 있고 뒤집어질 수 있으며 걸을 수 있다.’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즉, 왕자, 공주, 병사, 신하, 정원사와 같은 트럼프 인간은 일반적인 트럼프 카드보다 좀 더 특화된 행동을 하는 트럼프인 것이다.
외연이라는 객체 집합의 관점에서 트럼프와 트럼프 인간 타입을 살펴보자.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다. 따라서 모든 트럼프 인간은 동시에 트럼프이기도 하다. 이는 트럼프 인간 타입에 속한 객체는 트럼프 타입의 객체에도 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관점에서 트럼프는 트럼프 인간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보다 좀 더 특화된 행동을 하는 특수한 개념이다. 이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일반화/특수화(Generalization/Specialization) 관계라고 한다.
일반화/특수화 관계
타입과 타입 사이에는 일반화/특수화(Generalization/Specialization)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일반화와 특수화는 동시에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객체지향에서 일반화/특수화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에 비해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며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에 비해 더 많은 행동을 가진다. 단,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일반화/특수화 관계에서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보다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지만 더 큰 크기의 외연 집합을 가진다. 반대로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보다 더 많은 수의 행동을 가지지만 더 적은 크기의 외연 집합을 가진다.
슈퍼타입과 서브타입
일반화/특수화 관계에서 일반적인 타입을 슈퍼타입(Supertype)이라고 하고 특수한 타입을 서브타입(Subtype)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슈퍼타입과 서브타입에서 중요한 것은 두 타입 간의 관계가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타입이 다른 타입의 서브타입이 되기 위해서는 행위적 호환성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화/특수화 관계를 표기하는 방법
- 슈퍼타입을 상단에, 서브타입을 하단에 위치시킨다.
- 속이 빈 삼각형으로 연결해서 표현한다.
- 서브타입에서는 슈퍼타입과 중복된 행위를 생략할 수 있다.
- 슈퍼타입의 행동은 서브타입에게 자동으로 상속된다.
일반화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시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반화/특수화 계층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다.
앞에서 살펴본 트럼프와 트럼프 인간의 관계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트럼프 인간으로 추상화한 것이다. 그러나 가끔씩은 트럼프 인간이 아닌 트럼프로 보는 것이 상황을 더 단순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트럼프 인간을 좀 더 단순한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불필요한 특성을 배제하고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트럼프로 일반화한 것이다.
이처럼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분류와 일반화/특수화 기법을 동시에 적용하게 된다.
정적 모델
타입의 목적
타입을 사용하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복잡성을 극복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객체의 상태는 변하지만 다른 객체와 구별할 수 있는 식별성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예를 들어 앨리스라는 객체가 있으며, 앨리스의 키가 계속해서 변한다고 가정한다. 우리는 머릿속에 앨리스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키 값을 나열하는 대신 앨리스의 키가 임의의 값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을 생각함으로써 상황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는 값은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타입은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를 시간과 무관한 정적인 모습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결국 타입은 추상화다
앞에서 살펴본 관점에서 타입은 추상화다. 어떤 시점에 객체에 관해 생각할 때 불필요한 시간이라는 요소와 상태 변화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철저하게 정적인 관점에서 객체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타입은 추상화다. 타입을 이용하면 객체의 동적인 특성을 추상화할 수 있다. 결국 타입은 시간에 따른 객체의 상태 변경이라는 복잡성을 단수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동적 모델과 정적 모델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객체를 생각할 때, 두 가지 모델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는 객체가 특정 시점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가지느냐다. 이를 객체의 스냅샷(SnapShot)이라고 한다. 객체지향 모델링을 위한 표준 언어인 UML에서 스냅샷은 객체 다이어그램(Object diagram)이라고도 불린다. 스냅샷처럼 객체가 살아 움직이는 동안 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포착하는 것을 동적 모델(Dynamic model)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객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상태와 행동을 시간에 독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가 아니라 객체가 속한 타입의 정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정적 모델(Static model)이라고 한다.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객체 관점의 동적 모델과 객체를 추상화한 타입 관점의 정적 모델을 적절히 혼용해야 한다.
클래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정적인 모델은 클래스를 이용해 구현된다. 따라서 타입을 구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클래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클래스와 타입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타입은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반면 클래스는 단지 타입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구현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클래스는 타입의 구현 외에도 코드를 재사용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클래스와 타입을 동일시하는 것은 수많은 오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클래스와 타입을 구분하는 것은 설계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결국 객체지향에서 중요한 것은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와 상태를 변경하는 ‘행위’다. 클래스는 타입을 구현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제공하는 구현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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